원문


―캐릭터 하나 하나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실감나는데 캐릭터 설정할 때 의식하는 건 있으신가요?

캐릭터는 전부, 반에 있었지 라고 이미지하고 있어요. 유즈키는 '미인치고 이렇게 착한 애 없다'는 리뷰를 보기도 하지만요, 외모를 갖췄기 때문에 미인 취급을 받고 있지만 사실 그렇게까지 연애에 관심이 없는 애나, 미인 취급 받는 데 진저리치는 아이는 실제로 주변에 있을 지도요.

시마는 도시 특유의 방식으로 성장한 아이의 이미지에요. 도시는 이렇고 시골은 저렇고 이런 식으로 차등을 두는 건 좋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하고 있지만, 역시 미츠미랑 시마의 성격은 시골이 아니면, 도시가 아니면 자랄 수 없는 성격이라고 생각해요.

미츠미의 경우 분위기를 읽지 않아도 된다고 할까, 인구밀도적으로 그렇게까지 이웃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죠. 예를 들어 전철 안에서 재채기를 할 때, 사람끼리 많이 떨어져 있으면 신경 쓰이지 않지만 도쿄에서 재채기를, 그것도 만원전철이라면 신경을 쓰고 옆에서 낌새를 채도록 분위기를 읽어야 하는 상황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도시에서 자란 애한테 '시골 출신인 사람이 도시 출신보다 자기주장이나 커뮤니케이션에 당당하다'고 들은 적도 있고.

물론 시골에도 짜증나거나 어처구니없는 애가 있지만, 솔직한 아이는 아주 순진하게 자랄 수 있어요. 미츠미는 분위기 파악을 안 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가버릴 때가 좀 많이 있죠. 그렇지만 폼을 잡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솔직한 마음으로 그러는 거라 그다지 남에게 원망받지 않는데 이게 왠지 부럽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시마는 분위기 파악을 너무 못해서 좀처럼 본심을 알 수 없는데, 보자면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서툰 애잖아요? 신경을 많이 쓰지만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말로 하지 못하고. 주변에서 요구하는 걸 알지만 어떻게 해야 자기 주장이 통하는 건지, 애초에 주장을 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는 것도요.

미츠미랑 시마는 서로에게 없는 걸 얻어내는 데 관심이 있어요.


―캐릭터들의 어린 시절도 이미지가 정해져 있나요?

글쎄요. 제 학창 시절은 물론, 한 달 정도 중학교로 교생 실습을 나갔던 경험이 캐릭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중학교 1학년이라던가, 당시엔 다 무서워 보였는데 어른이 돼서 중학교에 가니까 다 귀여워(웃음).

양키나 갸루도 전혀 무섭지 않고 다 이런저런 배경이 있어서 '카테고리'랑 '마음이 맞는 애'는 다르다는 게 다시 봤을 때 충격이었어요.

제가 학창 시절에 이렇게 플랫한 시선을 가졌더라면 좀 더 다른 친구가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만화 속에 다른 처지인 애들을 많이 두고 왜 그렇게 됐는지, 어떤 가정환경이나 중학교 시절을 겪었는지 역산해서 생각하고 있어요.


―관련된 설정자료 등은 있나요?

아뇨~ 참고로 뭔가 설정화라던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캐릭터 러프같은 걸 죄다 버려버렸네요......

하지만 미츠미랑 시마는 초기에서 그렇게 많이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미츠미도 안경을 쓰면 어떨까, 쪽머리는 어떨까 생각하긴 했지만 결국 지금의 스타일이 됐네요.

사실은 좀 더 성실한 외모를 상상하고 있었지만요, 시골에서 자란다는 게 그런 게 아닐까 싶어서.


―반대로 초기에서 지금까지 엄청 달라진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미카네요. 아무리 사랑받는 사람이라도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은 있는 법이고, 서로 깊은 관계로 친해지진 않겠지만, 적당한 거리감으로 서로 인정받을 수 있는 캐릭터가 탐이 나서 미카를 넣었기 때문에, 이렇게 친해질 줄은 몰랐어요(웃음).


―어느샌가 파자마파티를 할 정도로. 둘을 이어준 데는 나오 고모의 존재가 큰 것 같아요.

나오 고모는 도쿄 물이 맞는 사람이군요. 트랜스젠더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려면 도쿄가 압도적으로 적합하고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도 도쿄가 아니면 꽤 어렵죠. 도시다 시골이다 하는 대립은 언제 어디서나 일어나겠지만, 각자 태어난 곳 이외에서의 적합 부적합도 있는데 물이 맞는 곳에서 좋을 대로 살고 있는 어른이 탐나서 나오를 넣었습니다. 살기 힘들다는 걸 아는 어른으로서. 미카랑 얽히게 할 생각은 없었지만 멋대로 얽혀버렸습니다(웃음).

누가 누구에게 도움받을지 모른다는 얘기를 아까 했는데요, 친하긴 하지만 미카가 이 여자그룹에 깊이 들어가기는 좀 꺼리고 있었을 때 미카를 도와주는 건 동급생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미카는 동급생 앞에선 고집이나 멋을 부려서 나오가 제일 잘 어울렸어요.


―선생님 본인은 도시와 시골, 어느 쪽의 물이 맞는 것 같으신가요?

도쿄에 살고 있다고는 해도 도심은 아니고, 좀 시골 쪽이 맞다고는 생각해요. 물론 직업상의 자극도 많고 동업자도 많기 때문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재밌는 건 완전 도시지만, 좀 더 근처에 자연이 있으면 좋겠어요. 어느 쪽이든 좋은 데가 있어서 '어디로든 문'이 갖고 싶어!


―선생님 본인과 비슷한 캐릭터는?

제가 생각하기엔 미카나 쿠루메 마코토처럼, 어느 쪽이냐면 음캐릭터(미카짱은 마인드가 그늘에서 햇빛을 쐬고 있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주위에선 단연코 미츠미를 닮았다, 저거 본인이지 라고들 해요(웃음). 그런 제 주관의 '보통', 공감 같은 것을 담으면...... 어라? 같은.

"스킵과 로퍼"의 1, 2화 언저리라던가, 미츠미가 그렇게 이상한가? 라고 생각하면서 그렸어요(웃음).

맨처음엔 감을 잡느라 캐릭터가 약해서, 더 강하게 만들자고 연재가 시작되기 전에 자주 들었기 때문에 캐릭터란 무엇일까 같은 샛길로 빠져버리고 말았어요. 그럴 때 엄청 정직하게 그린 미츠미는, 저로선 솔직히 전혀 특징이 없네 얘...라고 생각했지만 '캐릭터 농도는 이거야!'처럼 돼버려서, 에에?! 하는 느낌이었어요.


―학창생활 선배와의 만남이라던가 동아리활동은 뭘로 한다던가 여러가지 사건이 가득하지만요, 깊이 생각하신 장면은 있나요?

정말 있었던 에피소드나 주관은 되도록이면 지우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귀성 장면이네요. 없어져 버릴지도 모르는 풍경이라는 의미에서 작화나 분위기를 깊이 생각했어요. 

학창 생활 에피소드로 말하자면, 반대항전 때 미카에게 배구를 배우는 부분. 밝은 코미디로 하긴 했지만 이 에피소드가 너무 어두울까봐 걱정했는데,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도 이 부분이라서 의외로 기뻤어요.


―미카가 하는 대사가 엄청 스며들었어요. '내가 짜증나는 선배 두 명의 이름을 기억하는 동안, 이와쿠라는 친절한 선배 하나를 기억하고 있다'고 하는 대사에 깜짝 놀란 사람, 많이 있을 것 같아요.

그건 사실 운전면허학원에서 갸루한테 감동했던 추억을 담은 거에요(웃음).

운전면허학원 강사는 무섭고 짜증나잖아요, 차량은 밀실인데. 지독한 강사가 있어서 난 마지막 앙케이트에서 절대로 이 자식을 욕할거야!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20살 정도의 귀여운 갸루한테 뭘 썼냐고 물어봤더니 '〇〇 씨랑 〇〇 씨가 알기 쉽고 친절했다고 썼어요!'라고 해서. 난 싫었던 그 자식 이름 밖에 기억 안 나! 하고 충격 받아서 그걸 넣었어요.

미카의 성격은 싫은 부분을 스스로도 부정해버리니까, 읽으면서 사랑스럽기도 하고 아무래도 좀 안심이 된다고나 할까.

뭐가 좋은지 호감이 가는 건지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그렇게 될 수 없는 본인이나, 괜찮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속으로 '하지만 난 이 고리 속에 들어갈 수 없구나'하고 생각하는 본인이 있죠. 혹시 저 이외의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카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도 미츠미랑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걸 그려서, 받아들여졌을까요.


―'스킵과 로퍼'에는 학교 생활의 연애나 친구 관계에 머무르지 않고 유소년기의 경험이나 어디서 성장했는가 등 다양한 단면이 있는데, 축으로 삼으신 건 뭔가요?

주제는 역시 '커뮤니케이션'이죠. 하나하나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반에 40명 딱 모이면 서로 영향을 줘요. 언뜻 보면 천연인 여자애의 스쿨 라이프 코미디같지만, 미츠미가 최강의 주인공이고 주위에 서브캐릭터가 있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개성을 허용하고 용서하는 시합이라고나 할까...... 자신에게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나, 정체성을 소중히 하면서 사람과 소통하는 건 어떤 것인가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누구 시점이라도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스킵과 로퍼'는 독백이 적어서 독자도 동급생 한 사람으로서 다들 주고받는 걸 보고 있는 느낌일지도 모르겠어요.

확실히 나오 고모 시선으로 미츠미를 조카처럼 보는 사람이 있다던가, 주변에 물어봐도 누구한테 공감하면서 읽는지는 분산되어 있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캐릭터도 다 다르고, 예상대로 잘 된 것 같기도 하고.

순정만화처럼 만들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독백은 여성지에 나오는 순정만화보다 의도적으로 적게 쓴 것 같아요. 이 만화에 대해선 너무 한 사람에 치중하지 않는 것도 주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미츠미가 주인공이지만, 가능한 한 다른 캐릭터가 메인인 이야기도 넣으면서 각각 캐릭터의 다른 측면도 그리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타카마츠 선생님의 추천 만화와 영향을 받은 만화를 알려 주세요.

요즘은 그다지 못 읽고 있지만, "스킵과 로퍼"를 그리는데 제일 영향을 받은 건 쿠라모치 후사코 선생님의 "천연 꼬꼬댁天然コケッコー"이에요.

시티보이가 시골로 이사오는데 만화 하나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감동할수 있다는 데 감동했거든요. 시골에 있을 법한 괴짜 아저씨 시게짱 같은 사람을 제대로 그려내는 점이라던가, 아주 좋아하는 만화입니다.

그리고 후지코 F. 후지오 선생님이 저와 같은 토야마현 출신이고 어느 도서관에 가도 선생님의 작품이 줄지어 있었기 때문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미노타우르스의 접시ミノタウロスの皿"는 어린 마음에 대단한 만화라고 생각했어요. '내 만화는 어린이 런치야'라고 하시면서 청년지에서는 그리지 않으셨다는데, 처음으로 청년 만화를 그려야겠다!고 하시면서.

단행본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애프터눈'에서는 츠루마이카다 선생님의 "메달리스트メダリスト"라는 피겨 스케이팅 만화도 정말 재미있으니까 추천해요.

또 제가 스쿨라이프를 그리고 있어서 그런지 판타지가 굉장히 읽고 싶어서, 츠쿠시 아키히토 선생님의 "메이드 인 어비스メイドインアビス"를 재밌게 읽고 있어요. 영화도 보러 갔어요. 만화의 러프한 터치가 상상을 자극해서 고퀄리티 애니메이션에 이런 거였나 항상 놀라요.

여성작가분 만화를 많이 보는데 어쩐지 청년지에서 그리고 있지만, 어떤 장르든 다 좋아합니다. 처음엔 청년지는 이래야지 생각해서 계속 망설였는데, 순정만화, 소년만화, 청년만화 전부 좋아하니까 "스킵과 로퍼"엔 여러 장르 만화의 좋은 점을 두려워 하지 말고 넣어버리자!고 생각하면서 그리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기본적으로 단편적인 만화지만 4권 문화제 편에서는 드물게 긴 단위로 캐릭터에 파고들었어요. 순정만화나 청년지라는 이름에 관계없이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는 만화라고 생각하니,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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